반대하기 어려운 예산 — 조달 비리의 구조
공공조달과 위탁 계약에서 비리가 생기는 구조적 자리를 추적한다. 발주 기관과 업체 사이에 앉은 싱가포르 위탁관리사 실무자, 수사와 발주가 같은 달력 위에서 굴러간 헝가리 국가 홍보 예산, 절차 단축의 명분이 생기는 필리핀 홍수통제 사업, 기초가격 기준이 없어 업체 견적이 곧 기준이 된 국내 모듈러교실 계약이 이어진다. 재난·홍보·카탈로그처럼 성과를 재기 어렵거나 반대하기 어려운 예산일수록 다른 종류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 논점이다.
날짜순으로 한 줄에
- 2026-09🇰🇷 324건 중 99건, 가족 계열이 가져갔다 — 모듈러교실 1,300억 원 입찰담합
- 2026-09수사와 발주가 같은 달력 위에서 나란히 굴러갔다 — 헝가리 국가 홍보 예산
- 2026-0974억 4천만 페소와 홍수통제 사업 — 적발의 속도와 집행의 속도
- 2026-0822만 달러와 벤츠 한 대 — 싱가포르 위탁관리의 작은 구멍
4건 · 한국 1 · 해외 3 · 최신 호부터
같은 이슈가 호를 넘어 어떻게 진전됐는지 봅니다. 항목은 각 호의 웹판 그대로이며 원문 링크로 확인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초·중·고에 카탈로그 계약으로 공급된 모듈러교실에서 입찰담합을 찾아내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조달청, 시·도 교육청에 사건을 넘겼다. 올해 3월 한 교육청 계약에 관한 부패 신고로 시작해 5월 1일부터 8월 28일까지 13개 지역 계약을 표본 조사했다. 2022년 7월부터 4년간 카탈로그 계약 324건 가운데 99건(약 31퍼센트), 약 1,300억 원을 한 업체와 특수관계 업체가 가져갔다. ㄴ·ㄷ업체는 2020년 ㄱ업체에서 분할된 회사로 대표자가 친족·배우자였고, ㄷ업체는 수주 실적 없이 들러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모듈당 가격은 카탈로그 계약이 총액입찰의 최고가 기준 3배가 넘었다. 원인으로는 기초가격을 정할 객관적 기준이 없어 교육기관이 등록 업체 견적을 그대로 기초가격으로 삼는 구조가 지목됐다. 총액입찰을 쓴 교육청에서는 담합이 없었다. 위원회는 표준단가 제시, 5개 이상 견적 의무, 직접 생산 이행 점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실내공기질 측정 등을 권고했다. 담합 여부와 형사 책임은 이첩받은 기관이 판단한다.
헝가리 국가수사국이 정부 홍보·광고 대행을 십여 년 맡아 온 기업군을 과다 계상 계약과 관련한 사기적 허위표시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수사는 늦어도 2024년 4월부터 진행됐는데, 같은 해 10월 이 회사들은 최대 750억 포린트(약 2억 4,300만 달러) 규모의 국가 커뮤니케이션 기본협약을 다시 수주했다. OCCRP와 현지 탐사매체가 확보한 등기에 따르면 계좌가 동결된 회사 중 하나는 수사 중이던 2024년 10월 두바이에 자회사를 세웠고, 2025년 자회사에 약 13억 포린트의 장기 대여금을 제공했다고 기록했지만 헝가리 자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수령 기록이 없다. 계좌 동결은 올해 4월 이후에 이뤄졌고, 대표는 자산 은닉 주장을 부인하며 당국에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자금 이동이 위법이라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고 기소도 이뤄지지 않았다. 핵심은 수사와 발주가 나란히 굴러간 시간표다.
필리핀 반부패 특별법원 산디간바얀이 74억 4천만 페소(약 1억 1,800만 달러) 규모 약탈 사건에서 전 하원의장 등 4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보석은 권고되지 않았다. 전 하원의장은 9월 7일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구속됐다. 감찰관실의 기소 요지는 2022~2025년 정부 인프라, 특히 홍수통제 사업을 따내려는 업체들로부터 커미션·리베이트 형태로 수십억 페소를 받았다는 것이며, 변호인은 특별 대우 없이 적법 절차와 공정한 심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같은 주 감찰관실은 홍수통제 예산 관련 사건 35건이 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기소는 유죄가 아니다. 재해 대응 예산은 편성이 빠르고 집행이 촉박해 절차 단축의 명분이 생기고 시공 품질을 사후에 검증하기 어렵다는 구조가 이 사건의 제도적 논점이다.
싱가포르 부패행위조사국이 8월 21일 타운카운슬 관리 대행사의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63세)를 부패·자금세탁 혐의 여섯 건으로 기소했다. 이 회사는 타운카운슬 19곳 중 10곳을 관리한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는 2020년 3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회사 대표 세 명으로부터 계약 제안에서 유리하게 해 달라는 대가로 모두 22만 싱가포르달러(미화 약 17만 3,000달러)를 받았고, 그중 9만 달러는 배우자 명의 계좌에, 10만 5,000달러가량은 벤츠 승용차 대금으로 썼다. 돈을 준 세 명도 함께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9월 18일이며, 유죄 시 10만 싱가포르달러 이하 벌금이나 5년 이하 징역, 공공기관 계약 관련이면 최고 7년이다. 네 사람 모두 재판을 앞둔 피고인 신분이다. 이 사건의 요점은 공직자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위탁사 실무자가 발주 기관과 업체 사이의 좁은 통로에 앉아 있었다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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